“한동훈, 총선 중 김건희 여사가 보낸 ‘디올백 사과하겠다’ 문자 씹어”

한동훈 “집권당 비대위원장과 영부인이 사적인 방식으로 공적 논의하는 건 부적절”

CBS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서 재구성해 공개한 문자. 문자 내용을 공개한 김규완 CBS논설실장은 김건희 여사가 지난 1월 18~21일 사이 한 전 비대위원장에게 이러한 내용이 담긴 문자 메시지를 보냈으나, 한 전 비대위원장이 답장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CBS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

국민의힘 전당대회에 출마한 한동훈 전 비대위원장이 총선 기간 김건희 여사로부터 ‘디올백 수수와 관련된 대국민 사과를 하겠다’는 취지의 문자 메시지를 받았지만 무시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한 전 비대위워장은 이러한 내용의 문자를 받은 사실 자체에 대해서는 부인하지 않으면서도 ‘공적인 소통’을 강조했다.

김 여사가 한 전 비대위원장에게 보냈다는 문자 메시지는 지난 4일 CBS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를 통해 공개됐다.

“한동훈 위원장님, 최근 저의 문제로 물의를 일으켜 부담을 드려 송구합니다. 몇 번이나 국민들께 사과를 하려고 했지만 대통령 후보 시절 사과를 했다가 오히려 지지율이 떨어진 기억이 있어 망설였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에서 필요하다면 대국민 사과를 포함해 어떤 처분도 받아들이겠습니다. 사과를 하라면 하고 더한 것도 요청하시면 따르겠습니다. 한 위원장님의 뜻대로 따르겠으니 검토해 주시기 바랍니다.”

이 내용은 김규완 CBS 논설실장이 입수한 문자 메시지 중 사적인 내용을 제외하고 핵심 내용을 재구성한 것이라고 한다. 김 실장은 “문제는 이 문자를 보낸 이후에 한 전 위원장이 이 문자를 우리 흔한 말로 ‘읽씹’, 읽고 씹었다는 것”이라며 “여사의 입장에서 굉장히 모욕을 느꼈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전했다.

김 실장은 문자를 보낸 시점과 관련해 “한동훈 비대위원장이 지난해 12월 26일 취임하고 나서 디올백 문제가 한창 시끄러웠다. 1월 8일 김경율 전 비대위원이 ‘김건희 리스크’ 6글자를 아무도 말 못 하는 상황이라고 얘기했고, 17일 마리앙투아네트 발언이 있었다”며 “그리고 나서 21일 이관섭 당시 대통령실 비서실장과 한동훈 비대위원장, 윤재옥 대표가 만난 자리에서 한 비대위원장에게 사퇴하라고 했다. 그 문자를 보낸 시점이 18일에서 21일 사이”라고 설명했다.

영부인인 김 여사가 여당 비대위원장에게 사적인 경로인 문자 메시지를 통해 정무적인 사안을 논의하려 했지만, 윤석열 대통령은 이러한 사실을 뒤늦게 알았던 것으로 보인다. 김 실장은 “문제는 윤 대통령은 처음에 이 문자를 보낸 사실을 몰랐다는 것이다. 여사님이 그냥 임의로 개인적으로 친하니까 문자를 보냈는데 대통령께서 이걸 뒤늦게 아시고 굉장히 격노를 했고, 1.21 사태로, 한 비대위원장의 사퇴를 요구하는 사태로 이어졌다고 보는 시각이 많다”고 말했다.

함께 출연한 박성태 사람과사회연구소 연구실장 역시 “비슷한 얘기를 들었다”면서도 “여사가 적절하지 않은 부탁을 하는 문자가 있어서 그때부터 한 위원장이 답하기 애매한 부분들이어서 아예 (김 여사의 메시지를) 받지 않았었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덧붙였다.

이에 김웅 전 국민의힘 의원은 “부적절한 부탁, 공천 관련된 이야기일 것”이라면서도 “그런 이야기를 했다고 해서 이 문자를 씹었다는 것은 매우 심각한 것이다. 제가 보기에 만약 여사가 사과를 하겠다고 밝혔는데 비대위원장이 씹었다고 하면 한 전 비대위원장은 사실상 해당행위를 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 실장은 한 전 비대위원장이 김 여사의 문자 메시지에 답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디올백 문제에 대해 개입할 여지가 없다고 판단했을 수도 있다. 해결할 수 없는 문제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며 “김 여사 쪽, 윤 대통령 쪽에서는 ‘한 전 비대위원장이 자신의 정치적 입지를 위해서 선 긋기를 한 것이라고 해석하고 있다”고 추정했다.

한동훈 캠프는 즉각 “CBS라디오에서 방송한 ‘재구성’되었다는 문자 내용은 사실과 다름을 알려드린다”며 반박에 나섰다. 한동훈 전 위원장은 5일 기자들과 만나 관련 질문을 받자 “(공개된 문자 메시지의) 내용이 좀 다르다”며 “제가 쓴 문자가 아니라 구체적으로 말씀드리는 것은 적절하지 않은 것 같다”고 답했다.

다만, 한 전 비대위원장은 “왜 지금 이 시점에 이런 얘기가 나오는지 의아하다”며 “저는 집권당의 비상대책위원장과 영부인이 사적인 방식으로 공적이고 정무적인 논의를 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총선 기간 대통령실과 공적인 통로를 통해서 소통했고, 동시에 국민의 걱정을 덜어드리기 위해 어떤 방식으로든 사과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여러 차례 전달한 바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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