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이태원 참사 음모론’ 메모 공개한 박홍근 “대통령 자격 없어”

“대통령실, 전 국회의장이 대통령 걱정하면서 한 얘기인데 왜곡이라며 공격…마땅치 않아”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3.03.21. ⓒ뉴시스

윤석열 대통령의 ‘이태원 참사 음모론’을 뒷받침하는 메모를 공개한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의원이 1일 “특정 언론사들이 (이태원 참사 당시) 의도적으로 사람을 모이게 했다는 듯한 것이 당시 극우 유튜버들의 일부 주장이었다”며 “그런 것을 여과 없이 그대로 인식하고 있지 않았나 싶다”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이날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 자신이 김진표 전 국회의장에게 전해 들은 윤 대통령의 발언을 메모한 경위에 대해 설명하며 이같이 말했다.

박 의원은 지난달 28일 페이스북을 통해 윤 대통령과 김 전 의장과의 면담 내용 일부를 기록한 메모를 공개했다. 이 메모는 김 전 의장이 윤 대통령과 독대한 2022년 12월 5일 기록된 것으로, 윤 대통령은 김 전 의장에게 “MBC와 KBS, JTBC 등 좌파 언론들이 사고 2~3일 전부터 사람이 몰리도록 유도한 방송을 내보낸 이유도 의혹”이라며 “우발적 발생이 아닌 특정 세력이나 인사에 의한 범죄성 사건의 가능성을 의심으로 갖고 있다”고 발언했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당시 박 의원은 민주당 원내대표로 국회의장과 수시로 소통하며 국회와 국정운영에 대한 주요 내용을 메모했다는 게 박 의원의 설명이다.

박 의원은 국민의힘이 ‘왜 이제야 공개하느냐’며 공세를 펴는 데 대해서는 “되게 기가 찼다”고 반박했다. 그는 “직접 들은 당사자가 공개를 하지 않는데 한 다리 건너서 들은 3자가 공개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지 않나”라며 “이번에 국회의장께 회고를 통해서 언급을 했고, 여기에 대해 대통령실이 왜곡됐다고 하면서 개탄스럽다고 하면서 공격을 했기 때문에 제가 당시 사실관계를 확인하는 것 아니겠나”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에 국회의장이 물러나 국가 원로로 남으면서 오히려 대통령을 걱정하면서 하는 이야기 아닌가”라며 “그런데 여기에 대해서 무엇이 (왜곡)됐다고 말을 못 하면서 그렇게 공개적으로 공격하는 것은 마땅하지 않다”고 비판했다.

박 의원은 ‘재임 중인 대통령과의 독대 내용을 공개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나라를 걱정하는 마음으로 대통령한테 경각심을 주기 위해서 깊은 고심 끝에 정제해서 공개한 것 아닌가”라며 “정말 상식적인 국민의 일반 눈높이가 아니라 음모론적인 시각으로 접근하는 극우 유튜버 같은 왜곡된 정보라든가 편향된 보고에 현직 대통령이 귀 기울이고 있다는 것을 국회의장이 확인한 것인데 얼마나 놀랍고 걱정이 컸겠나”라고 설명했다.

나아가 박 의원은 김 전 의장이 자신의 회고록 내용이 사회적 논란이 되고 있는 데 대해 유감을 표명한 것은 정정의 의미가 아닐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그는 “의장께서 물론 본인과 대통령 두 사람의 대화가 본인의 의도와 달리 논쟁이 붙기 시작하니까 곤혹스러운 것은 있을 것이다. 그런데 사실이 잘못 전달됐다고 얘기하지는 않는다”며 “본인은 진짜 충언에서 하고 싶은 이야기인데 이걸 가지고 사실관계로 공방을 벌이면서 자기를 왜곡한 사람처럼 몰아가고 자기가 이런 논쟁의 중심에 서는 것에 대한 곤혹스러움 때문에 그런 글을 쓰셨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 의원은 윤 대통령의 언론관에 대해서는 “지금도 극우 유튜버들을 청취하고 있다면 대단히 심각한 부분이라고 본다”며 “소위 레거시 미디어에 대한 불신, 특히 몇몇 방송사 또는 언론사에 대한 불신들이 극우 유튜버로 경도되고 그것을 더 경청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지 않느냐는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그는 “국정을 운영하는 데 있어서 정말 종합적이고 객관적인 정보와 보고에 의존해 판단을 해야 하는데 그렇지 않고 비정상적인, 편협된 사고체계와 정보에 의해서 계속 국정을 운영한다면 매우 심각한 문제”라며 “대통령으로서 자격이 없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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