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가스요금 내달부터 6.8% 인상...“공공요금 인상 자제”한다더니

정부 “인상요인 최소화” 밝힌 지 이틀만에 가스요금 인상 단행

서울 시내 한 주택가에 설치된 가스계량기(자료사진) ⓒ뉴시스

다음 달부터 민수용 도시가스 요금이 6.8% 인상될 예정이다. 서울시의 4인 가구 기준으로 월 요금이 약 3,770원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5일 한국가스공사에 따르면 오는 8월 1일부터 도시가스 주택용 도매요금을 MJ(메가줄)당 1.41원(서울 소매요금 기준 6.8%) 인상한다. 음식점 등에서 사용되는 일반용 도매요금은 MJ당 1.3원 인상된다.

이에 따라 주택용 요금은 현재 MJ당 20.8854원에서 22.2954원으로, 영업용1은 20.5023원에서 21.8035원, 영업용2는 19.5006원에서 20.8018원으로 각각 인상된다.

주택용의 경우 서울에 사는 4인 가구 기준으로 월 가스요금이 약 3,770원 증가할 것으로 가스공사는 예상했다.

민수용 도시가스 요금 인상은 지난해 5월 16일 MJ당 1.04원 인상한 이후 1년여 만이다.

정부는 지난 3일 '하반기 경제 정책 방향'을 발표하면서 공공요금과 관련, "원가 절감, 생산성 향상 등을 통해 인상 요인을 최소화하고, 불가피한 경우 시기 분산, 이연 등으로 국민 부담을 완화하겠다"고 밝혔지만, 그로부터 이틀 만에 가스요금 인상을 단행한 것이다.

이번 요금 인상은 미수금 누적 등 가스공사의 악화된 재무 상태를 개선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가스공사에 따르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국제 에너지 위기 이후 원가의 80∼90% 수준인 MJ당 19.4395원으로 가스를 공급해 왔다.

이에 가스공사의 미수금은 올해 1분기 기준 13조5,000억 원까지 증가했다. 가스공사는 원가에 미치지 못하는 가스요금으로 발생하는 손실을 회계상 미수금으로 구분한다. 본래 가스요금은 에너지가격, 환율의 급격한 인상을 반영하는 '원료비 연동제'를 적용하고 있는데, 정부가 물가 충격을 우려해 이를 유보하면서 발생한 손실이다.

그동안 가스공사는 가스 공급을 위해 차입금을 늘려 왔다. 2021년 말 26조원이던 차입금은 지난해 말 기준 39조원까지 확대됐다.

이에 가스공사의 재무상황은 악화된 상태다. 지난 1분기 기준 가스공사의 부채비율은 600%를 상회하고 있으며, 미수금에서 발생하는 이자 비용은 연 5,000억원을 초과한 상태다.

가스공사는 이번 요금 인상의 충격이 클 것으로 예상되는 취약계층 보호를 위한 지원 사업을 기존의 10배 이상 확대할 방침이다.

이번 요금인상으로 가스공사의 재무구조가 크게 개선되는 효과는 기대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지난해 5월 도시가스 요금을 MJ당 1.04원 인상했지만, 오히려 미수금은 지난해 말 8조6,000억원에서 현재 13조원 넘게 늘어났다. 더구나 가스 원가 인상의 원인인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계속되고 있는 만큼 원가 인하의 기대도 힘든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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