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영방송 전면전’ 예고한 이진숙 방통위원장 후보...MBC 탄압, 세월호 오보 전력

언론노조 가입 문제 삼으며 “공영방송 노동권력으로부터 독립시켜야”...이동관·김홍일 두둔하며 “위법행위 가담 안 해”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가 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정무직 인선 발표 브리핑에서 지명 소감을 밝히고 있다. 2024.07.04. ⓒ뉴시스

윤석열 대통령은 4일 국회 탄핵소추안 보고를 앞두고 사퇴한 김홍일 전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 후임으로 이진숙 전 대전MBC 사장을 지명했다.

정진석 비서실장은 이날 오전 대통령실 청사에서 브리핑을 통해 윤 대통령이 신임 방통위원장 후보자로 이진숙 후보자를 내정했다고 밝혔다. 정 실장은 이 후보자에 대해 “오랜 기간 언론계에서 쌓아온 경험과 추진력을 바탕으로 방통위 운영을 정상화하고, 미디어의 공공성을 확보하여 방송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회복해 나갈 적임자”라고 소개했다.

정 실장은 “(이 후보자는) 이라크전 당시 최초의 여성 종군기자로 활약하는 등 언론인으로서 능력을 인정받아 왔고 경영인으로서도 관리 능력과 소통 능력을 고루 갖추고 있다”고 했지만, 이 후보자의 과거 이력을 들여다보면 ‘언론탄압’ 전력이 화려하다. 사회적 논란이 된 ‘세월호 오보’ 책임 회피 논란은 항상 따라붙는 꼬리표다.

이 후보자는 지난 2014년 MBC 보도본부장으로 재직하며 ‘세월호 전원 구조’ 오보를 낸 책임자다. 이 후보자는 세월호참사특별조사위 조사에 불응해, 진상규명을 방해하기도 했다.

이에 앞서 이명박 정부 시절엔 김재철 전 MBC 사장 아래 홍보국장을 맡아 김 전 사장의 ‘언론노조 탄압’, ‘MBC 민영화’를 옹호했다. 이후 박근혜 정부 시절 때 보도본부장과 대전MBC 사장을 지낸 이 후보자는 ‘낙하산 인사’ 논란 등 잡음이 끊이질 않는 인물이었다.

이 후보자는 이날 지명 소감에서 사실상 ‘공영방송과의 전쟁’을 선포했다. 이 후보자는 전임 이동관·김홍일 전 방통위원장이 “업무 수행에 있어서 어떤 위법적인 행위에 가담하지 않았다”며 이들이 야당의 “정치적인 탄핵 사태”의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현 정부가 방송을 장악했나”라고 반문했다.

특히 이 후보자는 윤 대통령의 욕설 발언을 담은 “‘바이든 날리면 같은 보도’는 최소한의 보도 준칙도 무시한 보도”라고 주장했다. 또 “청담동 술자리 보도도 마찬가지다. 아무런 근거도 없이 이른바 카더라 통신을 대대적으로 보도 확산했다. 김만배, 신학림의 이른바 ‘윤석열 검사가 커피 타 주더라’ 하는 보도는 또 어떻나”라며 “가짜 허위 기사”라고 비난했다. 이 후보자는 언론계를 “흉기”에 빗대기도 했다.

아울러 이 후보자는 “공영방송, 공영언론이 노동 권력, 노동단체로부터 독립해야 한다”며 “다수 구성원이 ‘민노총’(민주노총)의 직원이다. 정치 권력, 산업 권력의 압력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가지려면 먼저 그 공영방송들이 노동 권력으로부터 스스로 독립시켜야 한다”고 역설했다.

또한 “조만간 MBC, KBS, EBS 등 공영방송 이사 임기가 끝난다”며 “임기가 끝난 공영방송 이사들을 그대로 유지해야 하는 이유가 없다”고 공영방송 이사진 교체 강행의 뜻을 밝혔다.

한국당 영입인재, 윤석열 언론특보 출신...“중립성 떳떳”

이 후보자는 취재진과의 질의응답 과정에서 정치 편향성 논란에 관한 질문을 받고 “30년 넘게 방송 현장에서 일한 전직 방송인”이라며 “정치적 중립성을 지켰다고 떳떳하게 말할 수 있다”고 했다. 2012년 이명박 정부 시절 MBC 기획홍보본부장을 지내며 고(故) 최필립 당시 정수장학회 이사장과 MBC 지분 매각을 논의하며 민영화를 추진했다는 논란에는 “정수장학회 지분 매각은 민영화와 전혀 연관이 없다”고 답했다.

이 후보자는 지난 2019년 21대 총선을 앞두고 당시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 황교안 대표 첫 영입 인재로 입당했다. 2021년 대선 국면에서 윤석열 대선 예비후보 캠프 언론특보로 합류했다가 ‘후보와 다른 목소리를 냈다’는 이유로 일주일 만에 해촉된 바 있다. 국민의힘은 지난해 윤 대통령이 이동관 방통위원장 내정자를 지명하자, 뒤이어 방통위 여당 몫 상임위원으로 이 후보자를 추천한 바 있다.

한편 이날 윤 대통령은 환경부 장관 후보에 김완섭 전 기획재정부 2차관, 금융위원장 후보로 김병환 기획재정부 1차관을 지명했다.

차관급 인사인 인사혁신처장에는 연원정 대통령실 인사제도비서관, 기획재정부 1차관에 김범석 대통령실 경제금융비서관을, 농림축산식품부 차관에 박범수 대통령실 농해수비서관을 내정했다. 아울러 농촌진흥청장에 권재한 농림축산식품부 농업혁신정책실장, 산림청장에는 임상섭 산림청 차장, 문화체육관광부 국립중앙박물관장에 김재홍 국민대 한국역사학과 교수를 임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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