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최악의 폭염, 책임도 없는 제3세계가 가장 위험하다

인도 수도 뉴델리에서 30일 한 소년이 비정부기구가 무료로 나눠주는 차가운 음료수 한 잔을 받기 위해 기다리고 있다. 인도 법원이 수 주 동안 계속된 폭염으로 인한 사망자가 수백명에 이르자 정부에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할 것을 촉구했다고 AFP 통신이 5월 31일 보도했다. ⓒ사진=뉴시스

편집자주

우리나라 기상청이 지난 10일 오전 10시를 기해 대구와 울산 서부, 경북 영천·경산·청도·경주, 경남 김해·창녕에 폭염주의보를 발령했다. 폭염주의보는 일최고체감온도가 33℃ 이상인 상황이 이틀 이상 지속할 것으로 예상되면 내려진다. 이번 폭염주의보는 작년에 비해 일주일 빨랐다. 기후 변화로 인한 이상 폭염은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중국, 인도, 미국, 멕시코 등 전 세계를 강타하고 있다. 폭염 위기로 인한 위험에 제3세계가 가장 크게 노출된다는 카운터펀치의 기사를 소개한다. 
 
원문:  Heat Wave Crisis: Developing Nations Bear the Brunt

2024년 4월 인도, 필리핀, 방글라데시,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미얀마 등 남아시아와 동남아시아가 극심한 폭염에 시달렸다. 이 폭염으로 세계에서 가장 인구 밀도가 높은 일부 지역의 건강, 경제, 교육이 심각한 타격을 입었다.

5월과 6월에는 사태가 더욱 악화돼 수천만 명이 위험할 정도의 폭염에 직면했다. 인도는 5월 중순부터 사상 최장의 폭염을 겪었다. 북부 지역의 기온은 섭씨 45도를 넘어 일부 지역에서는 섭씨 50도를 초과했다. 3월부터 5월까지 공식 보고된 열사병 사망자는 56명이었지만, 농촌 지역의 사망 사례는 보고되지 않는 경우가 많아 실제 숫자는 더 많을 것으로 보인다.

미얀마는 마궤, 만달레이, 사가잉, 바고 등 여러 지역에서 사상 최고 기온을 기록했고, 캄보디아는 최근 170년 만에 최고 기온인 섭씨 43도에 도달했다. 태국 북부에서는 기온이 섭씨 44도를, 방콕은 섭씨 40도를 넘어섰다. 2024년 태국의 여름 강수량은 평균보다 낮았고, 기온은 전년도보다 1~2도 더 높았다. 그리하여 5월 10일까지 적어도 61명이 열사병으로 사망했는데, 이는 전년도 전체 사망자 수인 37명보다 많았다.

극심한 폭염은 교육과 노동 생산성에도 차질을 초래했다. 필리핀에서는 당국이 대면 수업을 이틀 동안 중단하고 수백만 명의 학생들에게 집에 머물도록 지시했다. 4만7천개 이상의 공립학교가 온라인 수업으로 전환했다.

극심한 폭염은 지역적 요인과 전 세계적 요인의 영향을 받는다. 지역적 요인으로는 식생 감소와 토양 수분 부족 등이 있다. 콘크리트와 아스팔트 표면이 열을 유지하는 도시 지역에서는 도시 열섬 현상이 발생하며, 바람 패턴과 구름 덮개도 지역 기온 변동에 영향을 미친다.

전 세계적으로는 엘니뇨현상과 기후 변화가 극심한 폭염을 증폭시킨다. 엘니뇨는 2023년 5월부터 대기 중에 추가 열을 방출하여 지구 온난화를 악화시켰다. 그 결과 남아시아와 동남아시아와 같은 지역에서는 더 빈번하고 장기적이며 강렬한 폭염이 발생하고 있다.

엘니뇨는 중부 및 동부 열대 태평양의 해수면 온도가 비정상적으로 높아지는 현상으로, 몇 년마다 불규칙하게 발생해 전 세계 기상 패턴에 영향을 미친다. 엘니뇨로 인한 해양 온도 상승과 대기 순환의 변화는 일부 지역에는 폭우를, 다른 지역에는 가뭄을 초래한다. 또 제트 기류에도 영향을 미쳐 전 세계적인 폭풍 패턴을 변화시킨다. 남아시아와 동남아시아에서는 엘니뇨가 더 뜨겁고 건조한 조건과 연관돼 폭염을 악화하고 건기를 연장한다. 이는 농업에 심각한 문제를 일으켜 작물 수확량 감소와 산불 증가로 이어진다.

열대 동태평양에서의 바람과 해수면 온도의 불규칙한 주기적 변동인 엘니뇨-남방진동 중에서 해수면 온도가 상승하는 현상이 엘니뇨, 하강하는 현상이 라니냐이다. 그런데 기후 변화로 인해 심각한 엘니뇨가 더 강하게 더 자주 발생하고 있고, 가뭄, 홍수, 폭염 및 허리케인 등 그 영향도 배가되고 있다. 여러 기후 연구는 엘니뇨의 극단적인 여파가 더 빈번해져 20년이 아닌 약 10년마다 한 번 발생할 것이라고 예측한다. 전 세계적으로 심각한 기상 관련 재해가 더 빈번하게 발생할 수 있다는 얘기다.

기후 변화는 자원이 제한적이고 대응능력이 부족한 글로벌 사우스 국가들에 특히 중대한 문제다. 농업을 기반으로 한 이들 국가는 불규칙한 기상 패턴에 특히 취약하다. 이상 기온이 작물 실패, 식량 불안정, 빈곤으로 직결되기 때문이다.

경제적으로 그 영향은 상당하다. 세계은행에 따르면 기후 변화로 인한 물 부족과 농업 생산성 감소 때문에 2050년까지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남아시아, 라틴 아메리카 등 지역에서 1억4천만 명 이상이 국내에서 이주할 것이라고 한다.

사회적으로 기후 변화는 기존의 불평등을 증폭시킨다. 가장 가난한 계층은 온실가스 배출과 거의 상관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홍수와 가뭄 같은 기후 관련 재해의 부담을 가장 많이 짊어진다. 이는 건강 문제를 악화시키고 공동체를 이동시키며 물과 토지 같은 필수 자원에 대한 경쟁을 촉발한다. 더욱이 의료 인프라가 충분하지 않아 기후 관련 질병 증가로 발생하는 부담을 관리하기도 어렵다.

특히 폭염은 저소득층 지역에 심각한 위협을 가해 기존의 건강 및 경제적 격차를 악화시킨다. 이런 지역 사회는 단열이 잘되지 않은 주택과 냉방 시설 부족 등 극한 기온에 대응할 인프라가 부족하다. 도시 열섬 효과는 인간 활동으로 인해 도시 지역을 주변 농촌 지역보다 더 덥게 만들어 문제를 더욱 악화시킨다. 냉방 비용이 증가해 폭염 기간 동안 많은 저소득 가정의 부담이 상당하기 때문이다.

저소득층의 건강도 큰 영향을 받는다. 탈수나 열사병 등으로 인한 입원이 증가하고 제한된 의료 접근성 때문에 열 응급 상황에서 신속한 치료를 불가능해진다. 게다가 저소득층 지역에서 흔한 호흡기 및 심장 질환과 같은 기저 질병은 폭염에서 악화된다.
경제적으로 폭염은 실외 작업이나 기후 통제되지 않은 환경에서 일하는 저소득 근로자의 생계를 방해한다. 질병이나 간병 책임으로 인해 잃는 근로 시간은 재정적 불안정을 초래한다.

폭염은 제3세계 국가의 취약 계층, 특히 여성, 노인, 아동의 건강과 사회경제적 어려움을 악화시킨다. 농업에 종사하는 여성은 의료 접근이 제한적이고 실외 작업으로 인해 열 관련 질병에 걸릴 가능성이 높아진다. 노인은 나이와 관련된 건강 문제와 이동성 감소로 인해 열 스트레스 합병증의 위험이 높으며, 불충분한 냉방 인프라는 문제를 더욱 악화시킨다. 장기적인 폭염은 학교 폐쇄를 초래하고 교육 기회를 저해해 아동의 발전과 미래 전망에 영향을 미친다.

선진국이 현대 생활의 편안함을 누리는 동안 제3세계 국가는 기후 변화와 극심한 폭염의 가혹한 현실에 직면해 있다. 이들은 일상생활을 방해하고 건강을 위협하며 경제적 안정을 저해하는 극한 기온과 싸우고 있다. 지구 온도의 상승이 자원과 인프라로 대처하고 적응해야 하는 이들에게 불균형적으로 영향을 미친다는 것은 세계적인 불평등을 여실히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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