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승리 예측했던 이코노미스트 “이번 대선 트럼프 당선 가능성 67%”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조 바이든 현직 대통령. ⓒ사진=뉴시스

편집자주

2020년 6월 11일 이코노미스트는 자체 모델을 통해 처음으로 미국 대선 예측치를 내놨다. 당시 민주당 후보였던 조 바이든 대통령의 승리 확률은 85%,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선 확률은 15%였다. 이코노미스트가 4년만에 오는 11월 5일로 예정된 미국 대선 예측치를 또 발표했다.  트럼프의 승리 가능성이 67%, 바이든의 승리 가능성이 33%라고 한다. 더 구체적으로는 트럼프가 선거인단에서 당선에 필요한 270명을 여유있게 뛰어넘는 296명, 바이든 대통령은 242명을 얻는 데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이코노미스트의 기사를 소개한다. 

원문:  Five months out, Donald Trump has a clear lead

조 바이든의 국정 수행 긍정 평가가 39%를 기록했다. 이는 미국 여론조사 역사상 대통령 임기 중 이 시점의 최저치와 같다. 바이든은 또한 대선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6개 주 모두에서 1~6% 포인트 차이로 뒤지고 있다. 게다가 그중에서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가장 근접한 위스콘신과 미시간주에서는 지난 두 번의 선거에서 민주당 후보의 득표율이 최종 여론조사 지지율보다 평균 6% 포인트 낮았다. 바이든이 설혹 두 주에서 모두 승리하더라도 재선에 필요한 270명의 선거인단을 확보하려면 경합주 한 곳에서의 승리가 더 필요하다.

이런 수치로 봤을 때 이번 대선은 결코 박빙이 아니다. 물론 11월 5일 대선까지 아직 4개월 넘게 남았기 때문에 바이든이 만회할 시간이 있고, 여론조사가 그의 실제 지지율을 과소평가할 수도 있다. 그러나 반대로 트럼프와의 격차가 더 벌어질 수도 있고, 여론조사 오류로 트럼프의 지지율이 과소평가되고 있을 가능성도 있다.

2016년만 해도 대부분의 전문가는 자격 없다는 것이 명백한 트럼프와 같은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될 것이라고 예상하지 못했다. 이런 편견은 힐러리 클린턴 당시 민주당 후보가 계속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달렸기 때문에 더욱 강화됐다. 지금은 트럼프가 2019년과 2021년에 탄핵안이 하원을 통과한 바 있고, 2021년 의회 점거를 선동했다는 혐의로 기소된 상태이며, 최근 형사재판에서 34건의 중범죄로 유죄 판결을 받았기 때문에 미국 국민이 그를 다시 백악관에 보낸다는 것이 더욱 불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여러 여론조사는 상황이 그렇지 않음을 보여준다.

이코노미스트의 자체 통계 모델도 결론이 같다. 트럼프의 발언이나 대통령으로서의 유산 혹은 재판 결과를 전혀 고려하지 않고 현재와 과거의 여론조사과 경제 데이터만 감안하는 이코노미스트의 모델에 따르면 바이든의 재선 가능성은 33%에 불과하다. 바이든이 당선되면 조금밖에는 놀랍지 않을 것이라는 얘기다. 바이든의 승리는 비 오는 날이 30%인 런던에서 비가 내리는 것보다 일어날 가능성이 높은 사건일 것이다. (4년 전 이 시점에서 바이든의 승리 가능성이 83%였다).

우리 모델은 두 가지 유형의 데이터를 결합한다. 여론조사와 역사적으로 유권자의 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구조적 요인인 ‘기본 요인’을 결합한다. 우리 모델은 에모리 대학교의 앨런 아브라모위츠의 연구를 출발점으로 삼아 대통령의 지지율, 현직 여부, 경제 상황의 세 요소를 기반으로 양자구도에서 여당 대선 후보의 득표율을 예측한다.

대신 아브라모위츠의 ‘현직 우위’를 대통령직을 8년 이상 유지(이는 1950년 이후 단 한 번만 일어났다)하려는 여당이 겪는 ‘임기 페널티’의 부재로 재해석했고, 정치적 양극화로 인해 재선에 도전하는 현직 대통령의 경제적 성과가 득표율에 미치는 영향이 낮아졌음을 고려했다.

2000년이나 2016년 대선을 지켜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겠지만, 미국에서는 전국 투표에서 승리한다고 주별 선거인단 투표에서 승리한다는 보장이 없다. 그래서 우리 모델은 각 주에 대한 기본 예측이 포함돼 있는데 이는 주로 과거 각 주에서 민주당과 공화당이 전국에서보다 얼마나 더 득표했는지를 기반으로 한다. 예를 들어 2020년에 트럼프는 플로리다에서 3.3% 포인트 차이로 승리했지만 전국적으로 4.5% 포인트 차이로 패배했다면 플로리다에서 7.8% 포인트 우세한 것으로 보는 것이다.

그런 다음 우리 모델은 지금까지 발표된 여론조사를 고려해 각 주별, 날짜별 실제 투표 의향을 추정한다. 물론 각 여론조사의 조사 방법, 표본 크기, 여론조사원의 편향성 등을 조정해서 말이다. 우리 모델은 매일 10,001가지의 선거 시나리오를 생성한다. 가장 일반적인 시나리오는 여론조사 결과와 기본 예측에 근접하지만, 통계학적으로 유의미한 여론조사 오류가 있을 가능성을 감안해 예상치 못한 돌발 상황도 충분히 포함한다.

2012년 대선에서는 전국 단위보다 주 단위 여론조사가 더 정확했지만 2016년에는 그.반대였다. 우리 모델은 두 단위 중 하나에 가중치를 주지 않기 위해 선거를 거대한 직소 퍼즐인양 각 주의 득표를 합산하면 전국 총합과 일치하게 했다. 특정 후보가 전국 여론조사에서 비정상적으로 강세를 보이면 모든 주에서 예상 득표율이 높아진다. 반대로 예상외로 특정 후보의 주 단위 여론조사가 저조하면 해당 주뿐만 아니라 전국적으로, 특히 인근 지역과 인구통계학적으로 유사한 지역의 예상 득표율이 낮아진다.

2024년 대선이 바이든에게 불리해 보이는 이유

전국적인 기본 예측부터 시작하면, 바이든의 득표율은 50.5%로 2020년 대선에서 실제로 얻은 52.3%보다 낮지만 현재 전국 여론조사에서 얻는 49.4%보다 약간 높을 것으로 보인다. 바이든과 트럼프 사이의 격차가 11월 5일까지 좁혀질 가능성이 더 높으며, 바이든의 득표율이 평균적으로 0.5% 포인트 정도 올라 전국적으로 두 후보가 동률을 이룰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바이든에게 안타깝게도 주 단위 여론 조사에 따르면 트럼프가 2016년과 2020년에 누렸던 선거인단에서 우위가 크게 약화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바이든은 4년 전 자신에게 표를 줬던 애리조나, 조지아, 네바다의 썬 벨트 격전지에서 약 5% 포인트 뒤지고 있다. 조지아를 지킬 확률은 24%에 불과하며, 히스패닉 유권자의 지지 하락으로 애리조나와 네바다를 지킬 확률은 31%와 36%에 그친다.

상대적으로 백인이 많은 러스트 벨트의 경합주인 미시간, 펜실베이니아, 위스콘신에서는 바이든의 예상 득표율이 훨씬 높다. 이는 2020년 이후 백인 유권 사이에서 그의 입지가 거의 변하지 않았다는 전국 조사 결과와도 일치한다. 현재는 트럼프가 세 주 모두에서 근소한 차이로 앞서고 있다. 그런데 우리 모델은 세 주 모두를 누구든 이길 수 있는 접전지로 보고 있다. 오대호 지역의 주별 득표율은 선거마다 변하는 경향이 있었다. 그에게 불리한 여론조사 오류가 있거나 득표율이 조금만 상승해도 바이든이 세 주 모두에서 승리하고 재선에 성공할 수 있다.

그러나 바이든이 전국적으로 필요한 선거인단을 확보해 대선에서 승리할 가능성이 이 세 주의 평균 예상 득표율보다 낮은 이유가 두 가지 있다. 첫째, 바이든이 중서부에서 지면 남부나 서부에서 승리해도 소용없을 가능성이 높다. 애리조나, 조지아, 네바다에서 패배할 경우 트럼프는 러스트 벨트 세 곳에서 모두 승리해야 마법의 270명을 확보할 수 있다. 그런데 우리 모델에 따르면 트럼프가 이들 경합주에서 모두 승리할 확률은 43%, 바이든이 31%, 그리고 두 사람이 경합주를 나눠 가질 가능성이 26%이기 때문에 트럼프가 백악관으로 돌아갈 가능성이 높다.

둘째, 2016년과 2020년 대선에서 트럼프가 중서부 지역에서 여론조사 결과보다 실제 득표율이 훨씬 높았다. 우리 모델은 두 후보가 여론조사 오류로 인해 손해를 보거나 이득을 볼 확률이 똑같다고 가정하고 있는데, 지난 두 번의 대선에서는 늘 트럼프가 여론조사에서 손해를 봤다.

실제 득표율이 아닌 2020년 말의 주별 여론조사 평균과 비교하면 러스트 벨트는 더 이상 바이든에게 우호적인 아웃라이어 지역으로 분류될 수 없다. 러스트 벨트도 트럼프가 3~5% 포인트 우세하다는 전국적인 추세의 예외가 아닌 것이다. 트럼프가 메인, 미네소타, 뉴햄프셔, 버지니아와 같이 민주당이 약한 우세를 점하고 있는 주를 차지하면 결정적인 승리를 거둘 수 있다는 얘기다. 실제로 최근 여론조사에서 두 후보는 버지니아에서 동률을 기록했고, 민주당의 텃밭인 뉴욕에서 바이든의 우세가 9~10% 포인트까지 줄어들어 그럴 가능성이 상당히 있음을 보여준다.

그렇다고 바이든이 절망할 상황이라는 건 아니다. 6월 30일의 트럼프 유죄 판결과 같은 희소식이 있다면 판세가 바뀔 수 있다. (지금까지는 트럼프 유죄 판결이 몇몇 주 단위 조사에서만 영향을 미치고 있지만 말이다). 대선 후보 TV 토론도 한몫할 수 있다. 게다가 민주당의 새로운 지지 기반인 대졸 백인 유권자의 투표율이 주로 트럼프를 지지하는 저학력 유권자의 투표율보다 높지만 이것이 여론조사에서 잘 반영되지 않기 때문에 바이든이 지금 덜 불리한 상황일수도 있다.

어쨌든 우리 모델은 다른 예측보다 트럼프의 승리 가능성을 더 높게 보고 있다. 미국 의회매체 더힐이 선거분석업체 디시즌데스크와 시뮬레이션을 돌린 결과 트럼프의 당선 가능성이 56%라고 5월 29일 전망했고, ABC 뉴스의 데이터 저널리즘 매체 ‘538’은 앞으로 트럼프와의 격차를 줄일 바이든의 당선 가능성이 53%라고 지난 11일 전망했다.

세 가지 예측 모두 미국 대선이 접전이며 두 후보 중 누가 승리해도 충격적인 결과는 아닐 것이라는 데 동의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 이코노미스트는 트럼프의 당선이 유력하다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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