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확전 막으려면 미국의 이스라엘에 대한 무기 지원부터 중단해야

지난 1일 이스라엘이 시리아 주재 이란 영사관을 습격한 것에 대해 이란이 보복공격을 감행했다. 이란은 300대 이상의 드론과 미사일을 이스라엘 군사기지를 향해 발사했다. 이란의 이스라엘에 대한 최초의 전면공격이다. 레바논의 헤즈볼라도 이란 공습에 맞춰 골란고원에 배치된 이스라엘 방공 진지에 수십발의 미사일을 발사했다. 가자지구 공격이 시작되었을 무렵부터 많은 이들이 우려해 온 것처럼 자칫 5차 중동전쟁으로 확대될 위기다.

이미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우리는 뚜렷한 원칙을 결정했다"며 "우리는 우리를 해치는 자들을 누구든 해칠 것"이라고 재보복 방침을 밝혔다. 미국은 이런 이스라엘을 만류하고 있지만 다른 한편으론 최첨단 무기를 무한정 공급하며 이스라엘 방어를 공약하고 있다. 이런 미국의 양면성 때문에 외교적 해결을 단정하기 어렵다. 미국이 이스라엘-이란 전쟁에 발을 담그면 단순히 5차 중동전쟁을 넘어 전쟁 규모가 세계적으로 확대될 수 있다. 대선을 불과 7개월여 앞둔 미국은 중대한 외교적 시험대에 올랐다.

그동안 미국의 대이스라엘 정책은 양립하기 어려운 모순된 두 개의 정책을 동시에 추구해왔다. 가자분쟁 확대 방지를 요구하면서도, 철통같은 이스라엘 방어를 약속한 것이 그것이다. 두 개의 대이스라엘 외교정책은 모순됨을 넘어 허구적이다. 평화와 인도주의 가치를 내세우면서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집단학살극을 가장 적극적으로 돕는 수단이 미국의 무기이기 때문이다. 미국은 말로는 평화를 내세우지만 실제론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의 팔레스타인을 학살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준 셈이다.

미국의 이스라엘에 대한 철통같은 방어 공약 위에서 가자지구에 대한 이스라엘 공격으로 최소 3만3686명의 사망자를 포함 11만명의 팔레스타인 인명피해가 발생했다. 심지어 미국은 이스라엘이 국제법을 무시하고 시리아 내 이란 영사관을 공격해 장군 2명을 포함 이슬람 혁명수비대 대원 7명을 살해한 것에 대해서도 비난성명 한 장 발표하지 않았다. 그러면서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우리는 이스라엘을 방어하는 데 도움을 줄 것이며 이란은 성공하지 못할 것이다”고 성명했다.

미국은 중동전쟁을 막기 위해 어떤 노력도 하고 있지 않다. 미국이 진심으로 전쟁 확대를 막고 싶다면 이스라엘에 대한 무기 공급부터 중단해야할 것이다. 미국의 방어가 아니라면 이스라엘은 절대로 재보복공격을 하지 못할 것이고 국제적 고립을 피하기 위해서라도 가자지구 공습을 중단할 것이기 때문이다.

기사 원소스 보기

기사 리뷰 보기

관련 기사

기사 원소스 보기

기사 리뷰 보기

관련 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