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5.18 폄훼·탄핵 불복’ 도태우 공천 취소하라

국민의힘 대구 중·남구 국회의원 도태우 후보의 역사와 민주주의 인식은 국민 수준이나 시대 상황보다 너무 낮고 뒤떨어져 있다. 공천 취소를 검토하던 국민의힘은 도태우 후보의 사과문을 명분으로 공천 유지를 결정했는데, ‘도태우 늪’에 빠질 수 있음을 경고한다.

도태우 후보는 12일 밤 느닷없이 사과의 뜻을 담은 입장문을 냈다. 3일 전에 낸 입장문에서는 사과의 뜻과 함께 자신의 주장이 왜곡됐다고 강변하던 도 후보는 12일 입장문에서는 “5.18민주화운동에 관한 자료를 처음 접하고 신입생으로서 충격을 받아 밤잠을 잘 이루지 못했던 기억이 생생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그가 유튜브 등을 통해 줄기차게 5.18 북한 개입과 관련한 ‘진상규명’을 하자고 목소리를 높이고, 전두환을 애써 옹호하던 것을 감안하면 5.18 실상을 보고 잠을 이루지 못했다는 말은 믿기 어렵다. 오히려 느닷없는 감성적 호소에 불쾌함을 느꼈다는 이들이 상당하다.

도 후보는 5.18을 폄훼했을 뿐만 아니라 박근혜 탄핵도 북한의 지시와 연계됐고, 태블릿 PC 등을 조작했다는 저열한 주장을 줄기차게 했다. 추운 겨울 촛불을 들며 민주주의를 회복하기 위해 노력한 온 국민을 모욕했다.

온갖 비합리적 주장이 고스란히 담겨 언론에 보도된 유튜브 채널은 13일 느닷없이 차단, 비공개 처리됐다. 선거가 한 달도 안 남아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유권자와 소통해야 할 후보의 유튜브 채널이 돌연 차단된 것도 참으로 생경하다. 자신의 과거를 가리기 위한 꼼수라면 디지털 시대에 그야말로 손바닥으로 하늘 가리기다.

국민의힘은 도 후보의 공천을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여당 안에서도 수도권 선거에 악영향을 끼친다는 불만이 터져 나오는데 공천 취소로 가던 흐름이 왜 뒤집어졌는지 궁금하다. 그리고 아마 분노한 여론을 인식하면 공천 유지가 최종결정은 아닐 것으로 보인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틈만 나면 야당을 기득권·범죄 집단으로 몰며 ‘동료시민’과 ‘국민의 눈높이’를 강조했다. 과연 5.18 북한군 개입설과 전두환 옹호, 박근혜 탄핵 불복과 부정선거 주장, 태극기집회 활동이 국회의원 후보자의 이력으로 합당한지 묻고 싶다. 동료시민과 국민의 눈높이를 너무 무시하는 것 아닌가. 잘못된 공천을 즉각 취소하고 한동훈 위원장은 국민에게 사과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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