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법원 결정까지 무시하는 방심위 운영

법원의 해촉처분 집행정지 신청 인용으로 방송통신심의위원 지위를 회복한 김유진 위원이 류희림 방심위원장이 막아 회의에 참석하지 못했다. 김 위원을 쫓아낸 것이 방심위의 공정성을 훼손하는 불법행위로 의심된다는 법원의 판단을 정면으로 거스른 것이다. 방심위원장의 불법적 행위로 대통령 추천 위원이 법정 인원보다 1명 많은 4명으로 운영되는 방심위의 혼란이 지속되고 있다.

김 위원은 5일 해촉되기 전에 활동했던 방송심의소위원회에 참석하려 했으나 류 위원장이 불허해 회의실에 들어가지 못했다. 류 위원장이 불허 이유는 다른 야권 추천 심의위원의 가처분 재판 결과가 아직 나오지 않았다는 것이었다. 논리적으로 말이 되지 않는 것은 물론이고 법원의 판결 취지에 정면으로 배치된다.

김 위원은 지난 1월 이른바 ‘청부 민원’ 의혹의 진상규명을 요구하는 안건을 상정하다 류 위원장과 여권 추천 위원들에 의해 옥시찬 위원과 함께 해촉됐다. 두 위원은 해촉이 부당하다며 법원에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고, 김 위원에 대한 결정이 먼저 내려졌다. 서울행정법원은 지난달 28일 가처분 신청을 인용하면서 류 위원장의 ‘청부민원’ 의혹이 사실일 가능성이 크고, 방심위의 공정성을 훼손하는 불법 행위로 의심된다고 판단했다. 법원에서 ‘공정성을 훼손시켰다’고 지적된 류 위원장이 오히려 다른 위원 판결까지 김 위원을 회의에 참석하지 못하게 하는 것은 법원 판결에 맞서겠다는 것 외에 다른 의도로 해석되지 않는다.

류 위원장은 옥시찬 위원 가처분 결과에 따라 편파적인 여야 구도에 반대하며 심의 거부 중인 윤성옥 위원도 복귀할 수 있어 방심위 여야 구도가 6대3이 되는 상황 등 여러 변수가 있고 소위 구성에도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 논리대로면 윤 대통령 추천 인사의 소위 배정도 중단해야 형평성에 맞다. 오히려 지금은 5명 정원인 방송소위가 여권 위원 4명만으로 운영되고 있다. 과연 이 상황은 정상인가.

이날 김 위원이 빠진 채 진행된 회의에서는 윤 대통령 비속어 논란을 다룬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과 ‘신장식의 신장개업’에 관계자 징계를 내렸다. 관련 보도로 이미 MBC, YTN, OBS, JTBC도 중징계를 받은 바 있다. 뉴스타파 ‘김만배-신학림 녹취파일’ 기사를 인용한 방송사에 대한 과징금 부과를 비판한 MBC ‘뉴스데스크’ 보도에는 법정제재를 전제한 의견진술을 결정했다.

류 위원장이 법원 결정까지 거스르면서 방심위를 운영하는 이유가 명백히 드러난 장면이다. 대통령에 대한 비판이 있는 모든 곳에서 ‘입틀막’을 하겠다는 것이다. 오죽하면 대통령을 풍자한 코미디를 내보낸 제작사를 걱정할 판인가. 언론을 틀어막는다고 윤 대통령에 대한 비판이 사라질 리 없다. 오히려 류 위원장의 불법적이고 편파적 방심위 운영 결국 윤석열 정부를 위태롭게 하는 행위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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