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운동가 기념·고려인 단체 “홍범도 장군 등 흉상 철거는 역사쿠테타, 백지화 해야”

국방부 장관과 육군사관학교 교장 파면 및 윤석열 대통령 대국민 사과 요구

우원식 홍범도 장군 기념사업회 이사장과 신흥무관학교 설립자인 우당 이회영 선생의 손자 이종걸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비롯한 독립유공자 시민사회 단체 회원들이 30일 오후 서울 용산구 국방부 청사 앞에서 항일독립전쟁 5영웅 흉상철거 백지화 및 책임자 처벌 촉구 기자회견에서 규탄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3.08.30. ⓒ뉴시스
 

독립운동가 기념단체와 고려인 및 독립운동가 후손 단체들이 30일 국방부의 육군사관학교 내 홍범도 장군 등 독립운동가 5인의 흉상 철거 시도는 "역사 쿠테타"라며 이같은 계획을 "전면 백지화"하라고 강력히 촉구했다.

여천홍범도장군기념사업회·우당이회영기념사업회·신흥무관학교기념사업회·시민모임 독립·대한고려인협회·카자흐스탄 독립운동가후손 청년회는 이날 오후 서울 용산구 전쟁기념관 앞에서 '항일독립전쟁 5영웅 흉상 철거 백지화 및 책임자 처벌 요구 기자회견'을 열고 "독립전쟁 영웅에게 공산주의 망령을 뒤집어 씌워 역사에서 지워내려 하고 있다"라고 국방부를 규탄했다. 

앞서 육군사관학교는 교내 충무관 앞에 설치된 독립운동가 홍범도, 김좌진, 지청천, 이범석 장군과 신흥무관학교 설립자 이회영 선생까지 5명의 흉상을 독립기념관으로 이전할 계획을 밝혔다. 그러나 해당 계획이 강한 국민적 반발을 불러 일으키자, 국방부는 홍범도 장군 흉상만 이전하는 쪽으로 후퇴하는 입장을 내놨다. 그리고 그 근거로 홍범도 장군이 소련공산당에 입당했고, 자유시 참변에 연루됐다는 등 주장을 펼쳤다. 그러나 이에 대해서도 학계의 비판이 이어지는 실정이다. 

기자회견을 연 6개 단체들은 이같은 국방부의 행태가 "독립군과 광복군을 국군의 뿌리로 인정하지 않겠다고 하는 선언이기에 국민이 저항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진보, 보수 가리지 않고 국민들이 분노하는 이유는 국민적 상식에 반하는 처사이기 때문"이라며, " 조국의 자주독립을 위해 고귀한 희생을 다하신 독립전쟁 영웅의 명예를 더럽히고 공산주의자로 매도하는 것은 평소 독립운동가에 대해 존경심을 갖고 있는 국민의 역린을 건드린 것"이라고도 짚었다. 

또 국방부가 홍범도 장군의 행적을 두고 의혹을 제기하는 것은 "국방부 발 역사 쿠테타"이며, "홍범도 장군에 대한 사상검열은 우리 국민들이 느꼈던 감동과 애국심이 잘못됐다고, 지우라고 강요하는 꼴"이라고 질타했다. 

6개 단체들은 "이 사안은 우리 국군의 정체성에 관한 중대한 문제이기에 국방부만의 판단은 아니라고 보여진다. 누구의 지시가 있었는지 반드시 밝혀야 한다"라며, "독립운동가의 명예를 훼손하고 반헌법적 행위를 지시한 자는 반드시 책임져야 할 것"이라고도 강조했다. 

이와 함께 지난 2021년 홍범도 장군의 유해를 국내로 모셔올 수 있었던 것은 카자흐스탄 정부와 고려인들이 어렵게 결단해 준 덕분인데, 국방부의 행태로 "홍범도 장군을 명예롭게 생각하며 척박한 땅에 뿌리 내린 고려인들의 가슴에도 상처가 났다"며 외교문제 및 재외동포들과의 문제로 비화될 수 있음도 짚었다. 

우원식 홍범도 장군 기념사업회 이사장과 신흥무관학교 설립자 우당 이회영 선생의 손자 이종걸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30일 오후 서울 용산구 국방부 청사 앞에서 항일독립전쟁 5영웅 흉상철거 백지화 및 책임자 처벌 촉구 기자회견에서 규탄 손 피켓을 들고 서 있다. 2023.08.30 ⓒ뉴시스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우원식 홍범도장군기념사업회 이사장(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번 사태가 "국군의 뿌리인 독립군과 광복군을 없애 친일파들의 나라를 만들겠다는 의도"에서 발생한 것이라며 "무식한 국방부의 무도한 작태에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우 이시장은 홍범도 장군이 1927년 소련공산당에 가입한 것을 문제 삼은 국방부 주장과 관련해선 "지금의 시점에서 (독립운동가를) 이념적으로 매도하는 역사 쿠데타"라며 "나라의 독립을 위해 소련이 도와준다고 하니 그랬던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이날 홍범도 장군이 지난 1922년 소련에서 열린 극동민족대회에 참석하기 위해 작성한 입국 서류를 확대한 피켓을 들었는데, 직업 칸엔 '의병', 입국 목적 란에 '고려 독립'이라고 쓴 것이 눈에 띄었다. 

이종걸 이회영기념사업회 이사장은 "그동안 보수의 많은 대통령께서 홍범도 장군에게 서훈도 하고 잠수함 이름도 붙여주고, 대한민국 영웅이라는 말에 추호의 의심도 하지 않았다"고 짚으며, "윤석열 정부의 잘못된 역사 지우기에 대해 강력하게 싸울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끝으로 기자회견에 참석한 단체들은 현 사태와 관련해 △독립전쟁 영웅 흉상 철거 백지화 △국방부 장관, 육군사관학교 교장 파면 △윤석열 대통령 대국민 사과 등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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