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양미술 특강] 르네상스의 숭엄한 빛 미켈란젤로, 그리고 그의 그림자 

11월 29일 화요일. 오후 2시 또는 오후 7시. 서촌강의실

* 강좌는 모집이 종료되었습니다. 

이탈리아의 대성당과 박물관에 간 서양미술 초심자들은 당황합니다. 수많은 인물이 등장하는데, 성서의 내용과 전통적 표현방식, 신화의 상징체계를 알지 못하면 누가 누군지 분별조차 하기 어렵죠. 공부하지 않으면 알 수 없습니다. 초심자들이 천 년 이상 지속된 약속의 상징(icon)을 알지 못하는 건 결코 부끄러운 일은 아닙니다. 입장을 바꿔 생각해 봅시다.

풀을 엮어 만든 쪽배로 도강하는 남루한 노인을 담은 수묵화를 보고 불교와 동양화의 전통을 아는 사람들은 바로 “육조 혜능(六祖 慧能)”이라는 것을 알아차립니다. 그리고 궁 진입로에 버티고 선 뿔 달린 짐승이 사자가 아니라 ‘해치’고 정의를 사수하는 영물이라는 것도요. 신사임당의 그림에 등장하는 수박과 가지, 산딸기, 사마귀가 ‘다산(多産)’을 상징한다는 것을 아는 외국인은 몇이나 될까요. 이렇게 알고 나면 별 것 아닙니다. 하지만 모를 땐 보통 무작정 경외하거나 배척하는 태도를 가질 수 있습니다.

심사정(沈師正).1707. 절로도해도 折蘆渡海圖. 지두화. 불교의 육조 혜능을 모르는 사람이라면 짐작조차 어려운 그림이다. ⓒ위키피디아
 
동양예술, 서양예술 할 것 없이 일정한 상징(기호)이 주는 이미지를 알지 못하면 창작의 의도를 알기 어렵습니다. 석류는 동북아에선 다산을 상징하지만, 중세 유럽에선 ‘유대 12지파의 결속’이라는 의미로 쓰였습니다. 그리고 이 상징체계는 당대에 절멸되지 않고 지금까지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십자가는 당연히 그리스도의 상징이죠. 그러면 거꾸로 박힌 역(逆)십자가는? 베드로입니다. 베드로가 순교할 때 ‘나는 감히 그리스도와 같은 방식으로 죽을 수 없다’고 고집해 역십자가형으로 화형당한 일을 상징하죠. 예수님이 그에게 천국의 열쇠를 약속했기에 성화에 열쇠를 지닌 사람이 나오면 베드로고, 그가 예수님을 3번이나 배신하고 닭이 울었기에 닭이 나와도 베드로입니다. 직업이 어부였기에 그물이 나와도 베드로입니다. 조개껍질이 상징하는 것은 야고보인데, 그를 매장한 무덤이 조개 무덤이었기 때문이지요.

알프레히트 뒤러. 멜랑꼴리아Ⅰ. 1514년 추정 . 역사상 가장 난해한 그림(동판화)으로 도상학적 해독법을 동원해야 그 뜻이 풀린다. 왜 박쥐가 ‘MELENCOLIAⅠ’ 팻말을 들고 있는 것일까? ⓒ위키피디아

신화도 마찬가지입니다. 번개 창을 들고 있으면 제우스, 화살을 쏘는 여신은 아르테미스, 바다의 풍랑은 포세이돈, 바다에서 요염한 자태로 어부를 유혹하는 여성이나 새의 몸으로 노래 부르면 세이렌(사이렌)입니다. 무지개가 등장하면 아이리스고 침대에 쓰러진 남자의 목을 칼로 썰고 있으면 유딧(Judith)이고, 남자의 목을 들고 있어도 유딧입니다. 

이런 것들은 유럽 귀족들에게도 무척 스트레스였나 봅니다. 만찬 후 대화에서 소외되지 않기 위해선 그림에 사용된 근거(텍스트)를 알아야 했습니다. 그래서 1593년 출판된 체사레 리파(Rippa)의 <이코놀로지아 (ICONOLOGIA)>는 출판된 후 30년간 유럽 귀족들의 필독서였다고 합니다. 고대에서 중세까지의 미술 어휘와 도상(이미지)을 풀어 담은 책이기 때문입니다.

미켈란젤로, 아담의 탄생. 자세히 보면 아담에겐 배꼽이 있다 ⓒ위키피디아
하나님껜 드레스를 입혀놓았다. 그것도 핑크색이다. ⓒ위키피디아

미켈란젤로의 <아담의 탄생(창조)>이라는 작품도 논란이 많았던 작품입니다. 시스티나 대성당의 천장에 그려진 이 작품을 자세히 보시면 아담에게 배꼽이 있습니다. 구약에 따르면 하나님이 아담의 코(얼굴)에 숨을 불어넣어 탄생시킨 것으로 나옵니다. 아담에게 배꼽이 있다는 건 그가 최초의 인류가 아니거나,  창조자가 그를 탯줄로 길러 출산되었다는 뜻이죠. 게다가 하나님은 핑크색 드레스를 입고 있습니다. 미켈란젤로가 구약의 천지창조 이야기를 일부러 무시했을까요? 아니면 하나님이 여성이었고, 지금과 같은 방식으로 잉태하여 아담을 낳았다는 뜻일까요?  

이번 강좌는 서양화를 쉽고 즐겁게 진심으로 즐기기 위한 분들을 위한 강좌입니다. 테마는 르네상스 시대로 정했습니다. 르네상스 3대장이라고 하는 레오나르도 다빈치, 미켈란젤로, 라파엘로에 접근만 해도 이미 절반은 아는 것과 다름없습니다. 첫 시간에는 미술을 ‘찐으로’ 즐기기 위한 비법을 공개합니다. 남은 4회의 강좌에서는 미켈란젤로의 찬란했던 빛과 그 빛이 만들어낸 깊은 그림자를 응시하겠습니다.

강좌는 그림을 크게도 보고 작은 부분을 확대해서 보기도 하면서, 자기만의 느낌과 생각을 두런두런 나누는 방식으로 진행합니다. 그림은 암기과목이 아니니까요. 적극적 감상법에 대해서도 배우실 수 있습니다.

서양미술 입문자 분들에겐 정말 추천하고요. 올해 르네상스 예술의 정수를 느끼고 싶으신 분들도 모시고 싶습니다. 강사로 모신 김지환 도슨트의 강좌는 한 번도 안 들으신 분은 많아도 한 번만 들으신 분들은 없을 만큼 인기가 많습니다. 수강생을 편하게 해주시고, 무엇보다 짧은 시간 좋은 에너지로 감화시켜 줍다.

강사 김지환 / 전 남서울대 교수
도슨트, 르네상스 미술 전문가. 오키프·스티글리츠 연구가, 삼성, 현대, SK, LG, 신세계 백화점, 서울대병원 등 미술 인문학 강사, 하브루타(havruta) 교육 전문가, 카툰 일러스트레이터, 전 남서울대 교수

수강신청서 작성하시려면 아래 클릭하세요.
〇 수강신청서 작성 (이곳 클릭)

〇 일정 : 11월 29일(화). 전체 5강. 
      점심반 : 오후 2시 개강. 매주 화요일 오후 2시. 2시간 30분
      저녁반 : 오후 7시 개강. 매주 화요일 오후 7시. 2시간~ 2시간 20분. 
〇 수업장소 : 이산아카데미 서촌 강의실 (서울 경복궁역 서촌. 자하문로 17길 124-5)
〇 수강료 : 15만 원
〇 강좌방식 : 빔 프로젝터 화면을 보며 두런두런
〇 최소정원 : 7명 (정원 미달 시 2주 연기될 수 있습니다.)
〇 환불규정 : 개강 이후에는 환불되지 않습니다.

수잔 우드포드가 권하는 그림 감상을 위한 팁

누군가와 친해지고 싶다면 먼저 대화해야 합니다. 영국 런던대학과 대영박물관에서 미술사를 강의하는 수잔 우드포드는 자신의 저서 <회화를 보는 눈>에서 그림과 대화 나누는 방법을 제시합니다. 그는 그림 감상을 할 때 필요한 “질문” 다섯 가지를 아래와 같이 제시합니다.

1. “먼저 그림이 어떤 목적에 쓰였는지를 물을 수 있다”
그 그림이 어떤 목적(필요)에 의해 그려졌는가를 알아보아야 한다. 이때 감상자는 그림의 주제와 내용에 좀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다.

2. “어떤 그림을 낳은 문화에 대해서 그 그림이 우리에게 가르쳐 주는 내용이 무엇인지를 묻는 것이다”
그 작품이 탄생할 당시 사회 또는 문화에 대해 그 그림이 말하려는 메시지가 무엇인지 생각해 보는 것이다.

3. “그 그림이 얼마나 사실적인지를 묻는 것이다”
“화가 자신이 애당초 자연(실물)을 모방하는 그림을 그리는 데 뜻이 없었을 경우, 자연과 얼마나 비슷한지를 보는 우리의 잣대만으로 그림을 평가한다는 건 아무런 의미가 없다.” “그림이 현실과 얼마나 비슷한지를 물어도 좋은 경우도 있긴 하지만 그것이 부질없는 물음일 때는 그렇게 묻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4. “디자인의 관점에서 생각하는 것이다”
“그림 속의 패턴을 만들어내는 데 형태와 색채가 어떻게 동원되었는지를 따져 보는 것도 의미 있다. 그림의 디자인 형식에 대한 분석을 통해 우리는 그림의 의미를 심도 깊게 이해하고 자신이 추구하는 효과를 달성하기 위해 화가가 활용하는 수단을 어느 정도 파악할 수 있다.”

5. “그림에 대해서 적극적으로 말해야 한다”
그저 보는 것으로만 그치지 말고 생각하며 분석하고 자신만의 언어(단어)로 묘사해보는 능동적인 감상을 하기를 권했다.


<르네상스의 숭엄한 빛 미켈란젤로, 그리고 그의 그림자> 커리큘럼

1강 : 서양 미술을 온전히 즐기기 위한 나만의 감상법.
- 절대적 아름다움. 빛과 어둠. 천상의 진리 기하학.
- 도상학(iconography)과 상징체계.
- 르네상스 3대 괴짜, 레오나르도 다빈치, 미켈란젤로, 라파엘로.
* 레오나르도 다빈치, <암굴의 성모>
* 들라크루아 외젠, <그의 스튜디오에서 미켈란젤로>
* 라파엘로, <방울새의 성모>
미켈란젤로, 아담의 탄생. 시스티나 성당 천장화 ⓒ위키피디아
미켈렌젤로, 아담의 탄생의 세부도. 왜 하나님에게 핑크(pink) 드레스를 입혔을까 ⓒ위키피디아

2강 : 종교로 포장한 포르노그라피, 예배 공간에 두고 당당하게 음미한 종교지도자들

" 나신 390명 등장하는 시스티나 천장화(천지창조)를 5년간 밤낮없이 그렸다."
ㅡ 자기 지향적 완벽주의 & 과잉 일 중독증
* 미켈란젤로, <천지창조>, 시스티나 천장화
* 미켈란젤로, <최후의 심판>, 시스티나 제단화
* 미켈란젤로, <죽어가는 노예>, <반항하는 노예>
미켈란젤로는 왜 아담을 저런 포즈로 그렸을까 ⓒ위키피디아
아담 포즈를 취하고 있는 남성 모델 피터(Peter) ⓒ위키피디아

3강 : 미켈란젤로의 분노, 교황 등 종교 인물들을 저주하다.
"신성한 성당 벽화에다 교황 욕하는 장면, 과감하게 그려 넣어."
ㅡ 종교인들의 위선 & 화가의 분노 표출 장애
* 미켈란젤로, <선지자 스갸라(교황 율리오 2세)>, 시스티나 천장화
* 미켈란젤로, <천체의 창조>, 시스티나 천장화
* 미켈란젤로, <당나귀 귀를 한 교황청 전례 담당관>

미켈란젤로. 해와 달과 땅의 창조 세부도 ⓒ위키피디아
미켈란젤로. 해와 달과 땅의 창조 세부도 ⓒ위키피디아

4강 : 5백년의 미스터리. 그가 사랑한 사람은 누구였을까?
"동성에게 매력 느끼고 귀족청년 카발리에리에게 사랑의 시(소네트) 300여편 바쳐."
ㅡ 신체적 열등감 & 누드 모델과 지내며 청년 나체에 몰입.
* 미켈란젤로, <아담의 창조>, 시스티나 성당 천장화
* 미켈란젤로, <겁탈당하는 가니메데스>
* 도나텔로의 <다비드> & 미켈란젤로의 <다비드> 조각상

5강 : 교회(성직자)의 주문은 화가들에게 영광스런 기회이자 형벌이기도
" 90여년 긴 예술 여정...한두 명의 조수만 둔 채, 대작들을 거의 혼자서 완성."
ㅡ 내향적(은둔형) 성격 & 외로운 홀로서기
* 미켈란젤로, <천지창조>, 시스티나 천장화
* 미켈란젤로, <최후의 심판>, 시스티나 제단화
* 라파엘로, <아테네 학당>, 바티칸 사도궁전










기사 원소스 보기

기사 리뷰 보기

관련 기사

기사 원소스 보기

기사 리뷰 보기

관련 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