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의 탄생] 설화와 동화 속에 감춰둔 비밀들

zoom 프로그램, 원격강좌로 진행됩니다.

한국 영화 최초로 ‘쌍 천만 관객’을 모았던 ⟪신과 함께⟫ 1, 2편. 원작은 주호민 작가의 웹툰입니다. 한국의 설화와 민담을 풀어놓은 이야기가 이런 호응을 얻을지 당시 누가 알았겠습니까. 사실 주호민 작가의 그림 스타일이나 표현법이 탁월하진 않죠. 우연히 TV에서 한 무속인을 접한 그는 ‘신(神)’의 세계에 천착하며 이야기를 수집했고 이것이 대박을 터트립니다. 마블 시리즈 ⟪토르:천둥의 신⟫은 북유럽 신화의 캐릭터를 그대로 가져왔고, 영화 ⟪반지의 제왕⟫은 유럽의 지방 설화를 근간으로 한 J.R.R.톨킨의 소설 『잃어버린 이야기들(The book of Lost Tales)』이 없었다면 나오지 못했을지도 모릅니다.

왜 21세기의 이야기꾼들은 5천 년 전에 만들어졌을지도 모를 이 민담과 전설에 주목하게 되었을까요? 왜 스토리텔링을 업으로 삼는 작가들은 신화와 전설을 분석하며 해석할까요. 바로 그 안에 인류의 서사와 판타지, 이야기의 원형이 있기 때문입니다. 이것들은 작품의 세계관을 구축하기 위한 필요불가결한 요소였습니다.

세상 모든 이야기에는 인류의 욕망과 금기의 심리적 원형이 담겨있다.ⓒpixabay

한 번쯤 이런 생각을 해본 적 있을 겁니다.

“왜 콩쥐의 신발 이야기는 신데렐라의 잃어버린 유리구두 이야기와 흡사할까”

이런 궁금증은 대항해시대 이후부터 줄곤 이어졌습니다. 그래서 비교문학(comparative literature)을 공부하는 학자들은 이런 영역을 파고듭니다.

민담에 등장하는 마녀와 공주, 빨간 모자의 늑대의 공간은 모두 숲속의 집이어야 했을까ⓒpixabay

이번 강좌는 한국과 유럽의 민담과 설화 속에 숨겨진 비밀의 코드를 찾아 나섭니다. 사람들이 선호했던 그 서사의 비밀엔 놀랍게도 어떤 특별한 상징과 이야기의 원형이 숨어있습니다. 수업 틈틈이 민담을 현대화한 만화, 소설, 애니메이션, 그림책 콘텐츠를 소개합니다. 스토리와 콘텐츠를 고민하고 있는 분들은 물론, 가족과 함께 편하게 오셔서 흥미로운 이야기에 고개를 끄덕이셔도 좋습니다.

강사로 모신 분은 놀이와 전설, 설화를 연구하고 보급하고 있는 조원식 선생님입니다. 전통 민담과 놀이에 흠뻑 빠져 자료를 채집하고 연구해 왔기에 귀한 이야기를 전해 들을 수 있습니다. EBS에서 방영한 ⟪놀이의 반란⟫을 인상 깊게 보신 분들은 기억하실 겁니다.

강사 조원식, 민담과 놀이 독립연구가
한국정신문화연구원 한국학 대학원
⟪놀이의 생태학⟫, ⟪긴줄놀이 33⟫, ⟪놀이의 비밀, 술래잡기대백과⟫

○ 수업개요:3주간 3회 강연. 매주 토요일 오후 2시 ~ 4시.
○ 개강:7월 17일(토) 오후 2시
○ 수업방식:원격강좌. zoom 프로그램을 활용한 원격수업
○ 수업료:8만 원 (신청일 2일 이내 입금)
신한은행 100 033 511040/ ㈜이산아카데미
○ 수강신청서 작성하기 (오른 쪽 클릭) http://reurl.kr/26A11524CHZ
○ 강좌문의:[email protected] / 070 4070 3215 (담당자 직통)

늑대와 호랑이는 왜 굳이 여장을 했을까

그림동화 ​'빨간 모자'의 늑대는 왜 할머니로 변장했을까? 합리적으로 생각하는 늑대라면 숲 속에서 소녀를 먼저 먹어치우고 나서 나중에 할머니를 먹어도 되었다. 어렵사리 숲을 가로 질러가서 할머니를 먼저 잡아먹은 이유는 동화를 읽는 아이들의 긴장감을 높이기 위해서라고 하자. 그런데 늑대가 할머니로 변장할 이유가 있었을까? 소녀보다 훨씬 힘이 센 늑대가 구태여 소녀를 속이려고 할 필요는 없었을 것 같다. 우리 전래민담 '해와 달이 된 오누이' 속의 호랑이도 마찬가지다. 호랑이가 앞발로 한 방 치면 장지문은 풍비박산이 났을 것이다. 호랑이는 쉽게 배를 채울 수 있었는데 어렵게 오누이의 엄마 시늉을 할 필요가 있었을까? 두 이야기 속에서 아이와 늑대/호랑이 사이에는 압도적인 물리력의 차이가 있는데 아이들을 왜 속이려고 했을까?

바보같은 질문에 대한 힌트는 인류학 자료에서 찾을 수 있다. 세계 몇몇 지역에서 남성 무속인이 의례를 행할 때 여장을 하는 사례들이 있다. (한국의 경우는 또한 매우 특별하다. 여기자, 여선생 등등 직업 앞에 붙인 성별은 주로 여성이다. 그런데 남성 무속인은 오히려 박수무당이라고 한다. 기본적으로 무속인은 여성이라고 보는 것이다.) 여장을 하는 남성 무속인들의 사례와 앞서 두 이야기는 어떤 관련이 있을까? 혹시 늑대와 호랑이가 혹시 중세의 존재들이 아니라면? 단순한 포식자가 아니라 변장한 고대 제의 집행자라면? 그리고 남성 무속인은 대체 왜 여장을 했을까?

​답은 의외로 간단하다. '빨간 모자' 이야기는 대략 5000년 전에 형성된 이야기다. 그림 형제가 기대했던 게르만족의 어떤 특성이 담긴 이야기가 아니다. '빨간 모자'에 담긴 시대상은 모계사회에서 가부장사회로 옮겨가는 중간 단계이다. 그렇기 때문에 두 민담에 아버지들이 나타나지 않는 것이다. 호랑이와 늑대가 아버지인데 또 다른 아버지가 나올 수 없는 것이다. 남성 무속인들은 여성 의상을 입는 행위를 통해 아직도 유력한 여성의 신성한 권위를 빌려야 했다. 가부장제가 확고하지 못했기 때문에 '해와 달이 된 오누이; 속 오라비는 처음에 해였다가 달이 되고 대신 누이가 해의 자리를 차지한 것이다. 민담이 아니라 신화를 보면 신들이 여장하는 이야기가 종종 있다. 그리스신화의 주신 제우스도 여장하고 바람피운 적이 있다.

이 두 이야기의 공통점이 하나 더 있다. 사건이 벌어지는 곳은 숲 속 외딴 집이라는 점. 어느 나라 민담이건 공통적으로 '숲 속의 집'은 신비한 곳이다. 왜냐하면 비밀스러운 입문 제의가 실행되는 곳이기 때문이다. 이 두 민담은 결국 모계사회에서 부권사회로 이행되는 시기의 어떤 모습을 담고 있다.

반지의 제왕에선 호빗, 엘프, 드워프, 오크, 골룸과 같은 종들이 등장한다. 톨킨은 호빗, 엘프, 드워프의 경우 전설에서 그대로 차용했다. 오래전의 민담과 설화에선 인간계만 존재하지 않는다. 한국의 '도깨비'는 어디쯤 위치해있을까?ⓒ기타

3주간 강좌 커리큘럼

1강 이야기의 탄생 ; 신화와 민담
대홍수 이야기가 전 세계 모든 부족들에게 전해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천상의 보물을 훔친 아이는 어떻게 되었을까?
신화와 민담, 어느 쪽이 먼저 생겨났을까?

2강 모계사회와 여신
신데렐라 이야기는 왜 전 세계에 퍼져 있는가?
오이디푸스는 과연 그의 아버지를 죽였을까?
빨간 모자의 늑대가 침대에 누워 있는 이유는?
최초의 신은 남자인가? 여자인가?
'선녀와 나무꾼'은 여혐 서사일까?
동화 속 마녀는 원래 어떤 존재들일까?
제나라 여인은 왜 동가식서가숙하고 싶었던 걸까?

3강 저승 또는 이계에서 괴물 또는 도깨비
원효는 과연 해골물을 마셨을까?
도깨비는 과연 어떤 존재인가?
스님들은 왜 자꾸 괴물과 싸우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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