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창작교실] 당신의 심장은 아직도 뛰고 있나요

길상호 시창작 교실, 원격수업과 현장수업 개설

“길상호는 우리말을 자유자재 능란하게 구사하기로 정평이 나 있는 시인이다. 언어의 바느질 솜씨는 촘촘하기 이를 데 없어 누빈 자국이 전혀 눈에 띄지 않는다. (…) 예의 언어에 대한 남다른 자의식과 더불어 그가 즐겨 쓰는 사물어군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그가 애용하는 사물어들은 대개가 시적 주체의 내면적 현주소를 반영하거나 표상하는 것들로서 시의 미래까지를 가늠해주는 척도가 되기 때문이다.”
- 시인 이재무

시(時)에 대한 가장 일반적인 편견은 아마 “시는 언어를 예쁘게 조탁하는 작업”이라는 것일테죠. 하지만 말을 꾸민다고 좋은 시가 나오진 않는 것 같습니다. 사물을 바라보는 독특한 시선과 사람과 사물에 특별한 이미지를 부여할 줄 하는 사유 능력이 더 중요한 듯 합니다.

길상호 시인의 수업은 그런 점에서 특별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4년 전 19살이었던 청년은 군대를 나와 다시 시수업을 듣고, 처음 시를 접했던 감정평가사 아저씨는 마음 속의 서정을 하나씩 다듬기 시작합니다. 시는 그렇게 사람의 마음을 바꾸고 생활을 바꿔나갑니다. 시를 쓰면 작은 것에 눈이 가고 삶의 이면을 보려 노력하게 되죠. 그렇게 식은 심장을 다시 뛰게 하는 일. 무슨 일이든 첫걸음엔 용기가 필요한 법입니다. 오세요. 아카데미는 따뜻합니다.

저물녁. 길상호ⓒpixabay

저물녘 /길상호

노을 사이 잠깐 나타났다 사라지는 역

누군가는 떠나고
또 누군가는 남아 견뎌야하는 시간

우리 앞엔 아주 짧은 햇살이 놓여 있었네
바닥에 흩어진 빛들을 긁어모아
당신의 빈 주머니에 넣어주면서

어둠이 스며든 말은 부러 꺼내지 않았네
그저 날개를 쉬러 돌아가는 새들을 따라
먼 곳에 시선이 가닿았을 때

어디선가 바람이 한 줄 역 안으로 도착했네
당신은 서둘러 올라타느라
아프게 쓰던 이름을 떨어뜨리고
주워 전해줄 틈도 없이 역은 지워졌다네
이름에 묻은 흙을 털어내면서
돌아서야 했던 역, 당신의 저물녘

길상호 시인
1973년 충남 논산 출생. 한남대학교 국어국문학과 졸업. 2001년 《한국일보》 신춘문예 등단

시집 『오동나무 안에 잠들다』 『모르는 척』 『눈의 심장을 받았네』 『우리의 죄는 야옹』『오늘의 이야기는 끝이 났어요 내일 이야기는 내일 하기로 해요』 사진 에세이 『한 사람을 건너왔다』

현대시동인상(2008), 천상병시상(2008), 김달진문학상 젊은시인상(2012), 제3회 김종삼 문학상(2019), 제8회 고양행주 문학상 수상(2019)

길상호 시인 자세히 알기 "정령을 부르는 시어의 주술사"


○ 수업일정
원격:2021년 5월 12일(수) 오후 3시. 원격수업. 정원 5명. 8주. 20만 원
현장:2021년 5월 26일(수) 오후 7시 20분. 현장수업. 정원 10명. 8주. 20만원
* 원격수업은 zoom으로 진행됩니다. 무경험자의 경우 사전에 체험할 수 있도록 도와드립니다.

○ 수업방식 :1시간 이론수업, 1시간 작품지도. (매주 1편씩 작품 제출)
○ 현장수업 장소 :이산아카데미 경복궁역 서촌 강의실(자하문로 17길 12-15)
○ 수업료: 20만 원 공통 . 신한은행 100 033 511040 ㈜ 이산아카데미
○ 수강신청서 작성 http://reurl.kr/1A11095B2EW
○ 강좌문의 : [email protected]

길상호 시창작 일반반 커리큘럼

1주 – 두렵고도 설레는 시
시는 타고난 언어에 대한 감각 없이는 쓸 수 없다는 막연한 두려움을 품고 있는 사람들이 많은데요, 어떻게 하면 일상으로부터 쉽게 시에 접근할 수 있는지, 그 방법을 소개합니다.

2주 - 숨어 있는 시 찾기
시의 소재는 특별한 곳에 숨어 있을 것 같지만 마음이 닿는 것이라면 모두 소재가 될 수 있지요. 특별할 것 없는 대상으로부터 특별한 사유를 이끌어내는 방법을 소개합니다.

3주 - 다양한 시의 얼굴
사람도 저마다 다른 생각과 감정으로 살아가는 것처럼 시도 한 편 한 편 다른 모습을 하고 있답니다. 자신만의 개성을 시에 입히는 방법을 소개합니다.

4주 - 시가 머무는 공간
어떤 공간에 머무느냐에 따라 사람살이의 모습이 달라지듯이, 시도 끌어들이는 공간에 따라 그 변화하게 되지요. 공간과 시의 관계에 대해 알아봅니다.

5주 - 시와 함께 흐르는 시간>
육체도, 감정도, 관계도 시간에 따라 변화하게 마련인데요. 시 속 드러나 있는 시간에 대해 살피면서, 나만의 새로운 시간을 시를 통해 찾아보고자 합니다.

6주 - 비유로 말하는 시, 서술로 말하는 시
비유와 서술은 모든 글쓰기의 기본 방식이지요. 두 방식의 특성과 적절한 활용법에 대해 알아봅니다.

7주 - 시로 꾸는 꿈
인간은 때로 현실에서 벗어나 상상, 환상, 몽상의 세계에 빠지기도 하지요. 시에서 이러한 꿈들은 어떤 가치를 지니고 있는지 알아보고자 합니다.

8주 - 시와 몸
우리의 몸은 감정을 담고 있는 그릇이기도 하지요. 몸에 배어 있는 시의 감각들을 찾아 시 표현으로 활용해보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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